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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투 서울, 방탄소년단 한국에 왔다

뒷북이지만, 비티에스 파리 콘서트에서 태형이 감기에 걸려서 목소리가 안 나오는 사태가 발생하여, 팬에게 미안하고 스스로에게 짜증이 나서 공연 막바지에 엉엉 울었다고 한다. 아이쿠 정국-지민-태형 막내라인이 돌아가면서 골골. 돌아가면서가 아니지, 정국은 유럽 투어 마지막까지 발 부상이 안 나아서 계속 의자에서 공연했다. 암튼 지금은 이미 유럽 투어 끝나고 다시 한국에 와서 문화훈장을 받고 다음 스케줄을... 음? 다음 스케줄이 뭔지 모르겠다. 팬 실격? 이제 아시아 투어인가. 암튼 태형은 뉴욕 공연 직전에 브이라이브에서 이제껏 안 했던 운동을 시작했다고, 공연 중간에 체력이 부족해지지 않도록, 이라고까지 했는데 결국 감기에 걸려서 보컬 유닛의 '전못진'에서 아예 목소리가 안 나와버리는 사태가 되었으니 되게 분했겠다! 라고 생각했다. 

투어 중간중간 비티에스들은 트위터에 사진이나 동영상을 올려주는데, 태형은 파리에서 미드나잇 인 파리의 장면을 흉내낸 사진을 올렸다. 좋아하는 영화인가봐. 파리를 걷다가 1920년대로 타임슬립하여 예술가들을 만난다고 하니 미술을 특히 좋아하는 태형이 좋아할 만도 하다, 고 생각했다. 태형은 바스키아 전시회에 간 사진도 올렸다. 

그러니까 뭐랄까, 평화로운 시대의 축복이랄까. 나는 영화나 드라마나 별로 안 좋아하고 특히 시대극 같은 건 좀 싫어하는 편이어서 미드나잇 인 파리를 보지 않았는데, 한국 시대극도 싫지만 외국 시대극도 싫은 건, 아주 옛날에 대해서는 아예 관심이 없고-늘 주장하지만 군주제, 신분제를 넘나 싫어함, 민주주의 이전의 시대에 관심이 없음- 근현대에 대해서는, 제국주의 배경이 싫기 때문이다. 아유 또 싫어하는 게 넘 많지.

서울을 걷다가 1920년대로 타임슬립하면 어떨까. 그 시대에 조선에도 멋진 예술가는 많았겠다. 그러나 식민지잖아. 경험의 관점이 다르다. 제국과 식민지의 예술이란. 그래도 파리가 매력적인 건 왕이 없어서일까. 현재 유럽의 제도나 민주주의의 성취에 대해서는 존경하는 면이 많지만 그래서 오히려 역사적 관점으로 보면 꺼림칙한 게 많으니까 기분이 미묘해져서 싫어. 그리고 여전히 일세계 백인 남자들이 싫다. 누구 말마따나 공산주의자라고 해도 영국의 코빈이 싫은 거. 굳이 영국 레이버라면 나는 이베트를 좋아해 하고 딴길로 새고 말았습니다. 

이베트 쿠퍼 http://www.yvettecooper.com



그러나 말입니다. 이렇게 이것도 싫고 저것도 싫고 그래서 아예 알기도 싫고-로 계속 가다보면 반지성주의로 귀결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이제 좀 경계해야겠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이제 또 영 딴소리지만, 문화훈장 받는 자리에 비티에스는 정장 차림으로 나타났다. 태형은 귀걸이도 다 빼고 반지도 얌전한 실반지를, 그치만 손가락마다 끼고 나타났는데 메이크업도 세게 안해서 더할 나위 없이 순둥이처럼 보였다. 머리는 갈색이지만서도. 뷔는 메이크업에 따라 인상이 정말 확 바뀐다. 비티에스가 유엔에 정장 입고 온 걸 보고도 느꼈지만 원래 패션이란 티피오에 맞추는 거고 그런 자리에 남자들은 수트가 당연하고 아직 나이도 어리고 그렇지만, 너무 얌전한 거 아녀?! 라고 놀랐다. 너무 착한 아이돌이다. 그냥 스타일이 조금 변하는 게 아니지, 티피오에 따라 캐릭터를 바꿔야 하는 거야? 나는 태형이 반지나 귀걸이가 되게 잘 어울리니까, 그리고 화려한 쪽 좋아해서, 수트 코디가 좀 더 화려해도 좋을 것 같아 아쉬웠다. 그러나 진짜 순둥해 보이니까 얌전한 스타일도 귀엽고 좋았다는 게 함정. 새삼 되게 아직 어리구나 하고 탄식했다.

문화훈장 받는 데서는 왜 무대 안 줬지? 아이돌의 음률과 가사는 대놓고 국뽕스럽기도 하고 그런 자리에 딱 아입니까? 한류와 한글 전파가 훈장 사유라던데 축하부대로 아이돌이 딱인데 말여. 그 자리에 즐비한 어르신들도 덩기덕쿵더러러러- 같은 노래 들으면 대박 좋아할 거 같던데. 스케줄이 너무 빡빡해서 공연하기에는 좀 그랬나? 

마무리는 아이돌 뮤비로. 틀림없이 할아버지 할머니도 좋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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