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에 너무 심심해서 유투브만 보다가 방탄소년단의 팬이 되었습니다.
그렇다 명절노동으로 여기저기 비탄이 난무하는 가운데, 제사 안 지내는 근본 없는 집안 출신인 나는 추석날 하루만 부모님 댁에 가서 점심-저녁 먹고 돌아왔다. 나머지 시간에는 마루에서 뒹굴뒹굴하면서 유투브를 전전하다 그만 BTS의 늪에 빠지고 말았다.
기원을 찾자면 지난달 여름 휴가에 서울-밴쿠버 10~11시간 비행시간 동안 심심하여 책도 보고 퍼즐도 풀다가 자리마다 마련된 스크린에서 뮤직비디오 채널을 본 것을 꼽을 수도 있다. 국적기를 탄 덕분에 채널 가운데 K-Pop 뮤비 채널이 있었는데 거기에 워너원도 있고 볼빨간사춘기도 있고 방탄소년단도 있었다. 방탄소년단의 Fake Love 뮤비를 열 번은 본거 같은데, 그 채널의 뮤비 가운데 제일 때깔이 납디다. 방탄이 세계적으로 유명해지는 동안 시큰둥했던 건, 우선 '방탄'(총 싫어함)과 '소년단'(소년 싫어함) 이름과 멤버들이 못생겼더라는 편견 때문이었다. 그런데 뮤비를 보니까, 원래 뮤비는 최대로 예쁨을 부각시켜야 하는 법이지만 그걸 감안하고라도, 몇 명은 되게 예쁜거임. 워너원의 박지훈이 롤모델로 꼽은, 엄청 미남이라는 뷔가 BTS였자나. 근데 정말 엄청나게 미남이군!
유투브에 Fake Love 뮤비. 오늘 기준으로 3.2억 뷰. 제일 처음에 노래하는 애가 뷔.
(...) 이 뒤로 엄청 시시콜콜 내가 어떻게 방탄 팬이 되었는가 뷔가 얼마나 예쁘고 이상한가(!)에 대해 늘어놓았는데 날라갔다. 의욕 상실. 암튼 결론은 뷔가 너무 예뻐서 팬이 되었습니다.
이렇게 예쁜 애가 있는데 왜 내가 방탄을 스루했지 하고 데뷔 초 영상을 찾아보니 음 그럴만 했군. 예쁜 애들(뷔, 정국)이 너무 애기다. 상남자 때도 이건 무슨 중딩 꼬꼬마 같자나. 나는 어린애 싫어함. 대략 들어보니 곡 취향은 피 땀 눈물 - DNA - 봄날 - Fake Love 이고 그전 노래들은 잘 모르겠다.
팬이 되자마자 최근 활동을 보니 얘들은 이미 최근 곡 '아이돌' 한국 활동을 접었고 리더 RM이 유엔에서 연설을 하고 미국 버라이어티에서 노래하고 춤추고 토크하고 있었다. 그에 따르면 뷔는 뉴욕현대미술관을 좋아한다고 합니다. 나도 뉴욕현대미술관 가보고 싶었어.
최근 곡인 '아이돌'은 덩기덕 쿵더러러 이런 거 뭐라 하나 국악? 마당놀이풍? 을 접목하여 안무도 펄쩍펄쩍 뛰고 되게 신나고 귀여움 뿜뿜.
아이돌 무대 중에는 음중에서가 젤 귀엽다. 의상이 취향. 미국에서는 반짝이 요란한 세미수트 같은 걸 입던데 나는 수트나 제복 시러함. 왤케 싫어하는 게 많아.
이번 주말에는 못 다 본 브이앱 '달려라 방탄'을 이어서 볼 예정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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