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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ary

컷과 커트의 차이

웹서핑을 하다가 어느 번역서의 외래어 표기에 분통을 터뜨리는 블로그 글을 발견하고 흥미가 생겨서 언급된 단어들을 국립국어원의 표준국어대사전에서 검색해 보았다. 의외로, 국어사전에서 같은 영어 단어를 뜻에 따라 달리 표기한 것을 발견했다. 예를 들면 cut. 사전에 컷과 커트 두 가지로 나와 있는데, 각각 미묘하게 뜻을 달리하여 쓰고 있다. 궁금하면 찾아보시라. 신기하다. 또, 사전에 인명도 있는데, Adam이라는 이름을 아담과 애덤으로 나누어 싣고 있다. 아담은 성서의 아담. 알파벳이 같아도 기원이 다르기 때문일까?

그런데 어쨌든 놀라운 것은, 그 블로그에서 번역이 엉망이라고 예를 든 부분 가운데 상당수가 틀린 지적이더라능. 한국어에는, 아니 한국어만이 아니라 영어도 그런데, 한 단어에 여러 가지 뜻이 있는 경우. 여러 단어에 대해 자기가 아는 한 가지 뜻만 적용하여 틀린 번역이라고 주장하는 게 있었다. 예를 들어 '치다'라는 단어는 표준국어대사전에 15개로 나누어 실려 있고, 심지어 그 가운데 두번째 '치다'는 24개의 뜻을 갖고 있다. 단지 음절 두 개짜리에 무궁무진한 표현이... 그러니 책을 읽다가 이 단어가 이상해! 라는 생각이 든다면 우선 사전을 찾아볼 일이다.

물론 사전에 있더라도 사람들이 거의 쓰지 않는, 죽은 단어들을 현대문학의 번역에 사용한다면 어색함이 많겠다. 그런데 이상한 점은, 나는 굉장히 무난한 표현이라고 생각한 부분에서 '이런 표현 들어본 적 없어'라는 반응이었다는 거. 깜짝 놀랐다. 어느 쪽이 더 보통의 감각인가, 세대와 지역의 차이인가, 언어환경이 변하고 있는가 등의 질문이 떠올랐지만, 뭐 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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