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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들이와 커피

지난주 토요일, 홍대 근처로 이사한 전 직장 후배 N네 집들이에 가는 길에 커피랩에서 아메리카노를 마셨다. 테이크아웃은 2,500원인데 직원이 여러 명이라 계산을 마치면서 바로 받는다. 커피랩은 꽤 여러 번 갔었는데 커피콩을 직접 볶고 종류가 다양하며 핸드드립이 인상적이었던 기억이 있다. 워낙 유명한 집이라 늘 사람들이 많아 약간 시끄러운 분위기다. 이번 아메리카노는 구수한 부드러운 맛. 저녁 때라 정신이 번쩍 드는 강한 맛을 원했기 때문에 샷을 추가할 걸 싶었다.

N네 집들이는 7시 시작예정이었으나 다들 느릿하게 모이는 바람에 7시 30분쯤부터 저녁을 먹기 시작했다. 샐러드와 딸기, 프레스코 토마토소스로 만든 파스타, 앱솔루트 페어+제주감귤주스. 앱솔루트 페어는 처음 마셔보았는데 화하고 상큼해서 감귤주스에 섞어 마시니 정말 맛있다. 식도염이 있는 S는 오벤또의 덮밥도시락을 테이크아웃해왔는데 다들 맛없는 곳이라고 혹평했다. 우리의 파티셰 Y가 딸기 제누아즈를 구워왔는데 역시 맛있었다. 술을 마시며 N의 참치샐러드카나페와 과자, 매운오징어다리와 소시지 등을 계속 먹어서 배가 엄청나게 불러지고 말았다. 카나페는 크래커 위에 슬라이스 치즈를 깔고 통조림참치와 다진 양파에 마요네즈소스와 후추로 간을 한 샐러드를 얹은 것인데, 단순한 레시피지만 N의 것은 이상하게 좀더 맛있다. 간의 미묘한 정도와 재료를 섞는 방법에 노하우가 있는 모양이다.
근황과 진로 등등에 대한 여러가지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Y는 조만간 적금을 깨서 친구가 있는 베트남으로 여행갈 예정이라고. 집에서 1시간 30분 거리의 새 직장으로 출근하게 된 W는 새로운 일과 출퇴근 거리 등등 때문에 매일매일 괴로워하고 있다. D는 계약직으로 일하던 직장에서 얼마전에 나와 그동안 모은 돈으로 아이맥을 살것인가 말것인가 고민하고 있다. N은 원래도 일이 많았는데 최근 급한 일이 몰아닥쳐 일요일인 다음날에도 출근해야 하는 상황이다. N을 제외하면 다들 안정을 찾지 못하고 있는 편이다. 얼마 전 취업한 J가 오지 못해 아쉬웠다.

자정 좀 넘어서 자리가 파했는데, 나는 또 커피가 마시고 싶어져서 나오는 길에 코코브루니에서 아메리카노를 한 잔 샀다. 꽤 늦게까지 문을 여는 곳이었다. 진하게/연하게를 묻기에 진하게로 했더니 아메리카노 리치를 준다. 코코브루니에는 아메리카노가 세 종류-코코프리미엄(4,500원), 리치(4,000원), 마일드(4,000원)-라니 프리미엄을 마셔볼 걸 그랬나 싶었다. 아메리카노 리치는 약간 과일향이 감도는 듯한 부드러운 맛으로 이름처럼 강한 느낌은 아니다. 테이크아웃하여 집으로 오는 택시 안에서 홀짝였기 때문에 제대로 맛을 느껴가며 마시지는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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