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떡볶이는 떡볶이집에서를 실천.
그러나 동네 떡볶이집인 줄 알고 들어간 가게가 역시 프랜차이즈라는 함정. 가게 간판을 제대로 보지 않으니 이렇게 되는 거다. 이제 동네 독립가게란 건 존재하지 않는걸까?
쌀떡볶이와 밀떡볶이, 튀김과 어묵 등이 주메뉴이고, 재료값 상승으로 인하여 떡볶이를 같이 주문하지 않으면 튀김을 떡볶이 국물에 비벼주지 않는다. 밀떡볶이(2,500원)와 튀김 3가지(김말이, 오징어, 만두/각 500원)를 먹었다. 어묵국물과 물은 셀프인데, 어묵국물을 게 등 해산물로 맛을 낸다고. 그러나 떡볶이에 집중하느라 국물은 깜빡했다. 떡볶이는 끈적한 단맛이 매우 강하다. 떡과 어묵, 파와 당근이 약간 들어간 간결한 구성인데, 지금까지 국수집에서 먹어온 떡볶이들처럼 한 접시씩 그때그때 만들어낸 게 아니라, 큰 판에 하루종일 계속 추가해서 끓인 학교앞 분식점의 맛이다. 역시 떡볶이는 떡볶이집이군. 어른의 입맛에는 너무 달지만, 그래도 며칠 째 실패하던 것에 비하면 90%가량 만족이다. 떡볶이에 들어간 어묵의 맛이 비리지 않아 좋았다. 푹 익힌 파도. 나는 재료를 오래 푹푹 끓여서 본연의 맛이 사라진 단순한 떡볶이를 좋아한다는 걸 새삼 깨달았다. 그나저나 '불볶이'라고 하기에는 별로 맵지 않은데. 튀김은 별다른 개성이 없어서 안 먹어봐도 될 뻔했다. 고추튀김, 깻잎튀김 같이 특이한 걸 먹어본다면 모를까. 그러나 얼핏 보기에 고기 같은 게 들어가 있는 것 같았다.
몇번의 실패 끝에 '떡볶이란 원래 맛없는 음식이 아닐까?'라는 고민에 빠져있었는데 오늘 드디어 평범한 떡볶이를 먹으며 극복했다. 이 정도면 평범한 맛으로 괜찮지, 그러니 이보다 더 맛있는 떡볶이도 분명히 있을 거야 라는 인생의 목표(!)를 발견했다는 말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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