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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o

귀여운데 어쩌란 말이냐

엑소 컴백이 3월 30일이라는 기사가 떴다. 

어젯밤 자기 전에 별 생각 없이 펫북을 한번 열었다가 카이의 컴백 티저를 발견. 역시 문을 여는 카이구나! 하고 순진하게 감탄하고 보니, 그냥 티저로 끝나는 게 아니라... 트위터 @pathcodeEXO를 팔로하고 힌트를 받아서(심지어 전 세계 팬들을 위해서인지 영어임) 공식 홈페이지에 암호를 넣으면... 이러지 마. 투덜대면서도 결국 그 와중에 트위터를 열어서 힌트를 확인하고 공홈에 암호를 넣고 있는 나를 발견하고 말았다. 그래서 심야에 카이 사진을 추가로 얻었습니다. 물론 카이는 언제나 멋지고 귀엽고 그렇지마는 이건 그냥 평범한 사진이잖아! 이게 뭐? 이렇게 복잡하게 난리부릴 거면 복근이라도 보여주든가...

잠깐, 멤버가 열 명인데 이걸 열 번이나 시킬 작정이냐. 아니 데뷔 티저를 생각해 보면... 그렇게 밤잠을 설친 결과 건강이 악화되어 오늘 하루 종일 고생하였습니다 하하하. 엑소 컴백하기 전에 내가 죽... 다행히 아침에 일어나서 기사 난 걸 보니 30일에 컴백한다고. 적당히 열 번을 견디면 되는구나. 그리고 야근하고 집에 돌아오니 그새 두 번째 티저영상 타오편이 공개되었고 트위터는 새로운 퀴즈를... 1도 모르겠다... 

근데 이거 말고 내가 또 놀란 게 있는데. 난데없이 포탈 실시간 검색어에 '신나라'가 떴길래 아가동산류의 무슨 사건사고가?! 했더니만, 엑소 앨범 예약 주문 때문에 신나라 사이트가 다운되었다고. 신나라가 음반 판매 사이트란 사실을 백만년만에 다시 깨달았다. 최근에는 음원을 주로 이용하고 CD랑 DVD를 살 때도 알라딘이나 예스24를 이용해서 잊고 있었다. 왜 굳이 신나라에서 산다고 난리인가, 뭔가 특전이 있는가, 다 예판하는데 거기만 서버가 약한건가 등등 궁금한 게 많았지만 왠지 맥이 풀려서 더 이상은 검색을 못해보겠다. 이 또한 누군가 트위터에 알려주겠지. 역시 팬질은 어렵다. 아무래도 나는 안 되겠다.

어제 저녁에 콘서트 조각 영상 가운데, 15일의 윙크타임 영상을 발견했다. 백현이 토크시간에 예전에 음악방송에서 막내 세훈이 늑대와 미녀 마지막에 윙크를 했었다며 다시 보여달라고 선동하였는데 결국 세훈이 엄청 부끄러워하면서 두 번이나 하고는 다른 멤버들도 줄줄이 모두 윙크를 하게 되었다. 세훈 다음으로 레이는 꽤 순순히, "장난 안 치고 진짜 윙크는 많이 연습했거든요"라는데, 왜죠? 뭘 연습까지... 나머지 멤버들도 좀 부끄럽고 하기 싫은 척하면서 다 나름 개성 있게(아마도 각자 서로 자기만의 방법으로 일부러 연습한 거 같다) 멋지게 해치운다. 딱 한 명만 빼고. 그 한명이 누구냐? 디오였다. 와 정말, 진심으로 싫어한다. 전광판 카메라가 가까이에서 잡아서 표정을 보여주는데 디오는 독촉하는 멤버들을 때릴 기세였어. 그러고는 고집을 부려서 끝내 윙크를 안 하고 이상한 표정만 보여주었다. 그래서 나는 어리둥절하고 말았습니다. 대체 윙크가 뭐길래? 이미 쇼타임에서 모두 돌아가면서 윙크를 했었는데? 윙크 하나에 다들 열심인 것도, 팬들의 반응이 기대 이상으로 열광적인 것도 다 평소와는 다른 콘서트 하이텐션 때문이라고 생각하는데, 그걸 또 죽자고 안 하는 디오는 왜? 혹시 내가 모르는 새 윙크에 뭔가 깊고 오묘한 의미가 생겨난 것입니까? 궁금해 미치겠다...

엑소의 무대야 다들 고만고만하게 멋있음을 컨셉으로 하지만, 예능이나 라디오에서 드러난 사실에 따르면 디오는 귀여운 짓, 애교 이런 걸 진심으로 싫어한다. 그치만 외모가 너무 귀여운데! 쟤가 제일 애교가 넘칠 거 같은데! 이럴수가! 라고 나도 깜짝 놀랐다. 귀여운 외모 때문에 팬이 되어버렸는데 이렇게 뒤통수를 치다니... 딱 봐도 멤버 가운데 제일 귀여운 과라서 잘 모르는 MC나 DJ라면 애교 같은 걸 디오에게 시키고 싶어했겠다. 그러나 아마도 디오의 그 싫어하는 정도를 멤버들이 너무나 잘 알기 때문에 적당히 빼주도록 해온 거 같고, 몇 년 지나자 그쪽 업계에서는 웬만하면 다 알게 된 모양. 대신 찬열이나 백현이 틈만 나면 어떻게든 디오의 그런 갭을 이용해서 놀리고 싶어한다. 그러면 디오는 화를 억누르며 반응하지 않으려 애쓰다가 결국 폭력으로 응징한다. 그치만 그게 또 너무 웃기고 귀여워서... 그러나저러나 어차피 아이돌이라 방송에서 이상한 요구들을 늘 받게 되고 디오도 결국 분위기 타면 자기도 모르게 귀여움을 막 방출해버린다는 게 함정. 이번 콘서트만 해도 빨간 털모자 쓰고 커피요정 퍼포를 하고 꽃분홍 셔츠에 멜빵을 메고 시우민에게 무려 뽀뽀까지 받았는데? 다했어 다했다고. 윙크보다 그게 더 부끄럽지 않냐고...

이런 생각을 하면서 또 다른 콘서트 조각영상을 뒤지는데 '나비소녀'를 발견. 이전 앨범에 있던 노래라서 지난 첫 콘서트 때도 불렀던 모양이지만, 나는 무대 영상으로는 이번에 처음 보았다. 제목처럼 소녀스러운 노래다. 안무도 무척 귀여운 거라. 두 손으로 나비 흉내를 내고 막 그런다고. 이런 조각영상들은 팬캠이기 때문에 대개 자기가 제일 좋아하는 멤버 한 명 또는 많아야 두세명 정도로 좁게 잡혀 있다. 아마 현장의 한계상 넓게 잡고 싶어도 무대 전체를 고화질로 찍기는 어려울 것 같다. 그래서 내가 본 영상은 디오 포커스 영상. 아니 이렇게 귀여움 터지는 안무를 태연하게 하면서 뭘 그래. 모자랑 멜빵이 없어도 귀엽기만 하구먼. 근데 디오 뒤로 90도씩 틀어서 서서 안무를 하는 백현과 레이가 같이 보인다. 같은 방향으로 나란히 서 있는 게 아니라서 안무가 조금씩 달리 보이는 게 당연하긴 한데 아무래도 좀 느낌이 다르단 말이야. 그래서 안무는 역시 카이지, 이러면서 카이 포커스 영상의 나비소녀를 찾아보았다. 음? 이건... 완전 다른 춤인데? 원래 소녀스러운 노래이긴 하지만, 그래도 카이는 분명히 예술을 하고 있었다. 디오의 안무가 귀여운 건 디오가 너무 귀엽기 때문이었다. 그치만 디오는 자기도 카이처럼 예술을 한다고 생각하면서 춤을 추는 것이려나. 라는 복잡미묘하면서도 너무 귀여워서 나도 모르게 새콤달콤한 기분이 되었습니다. 

그러니까 기승전도경수귀여움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