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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이 발라드를 부르는 법

엑소의 발라드넘버들, 12월의 기적(2013), 월광(2014), December, 2014(2014)의 방송무대 영상을 보면, 노래를 부르며 시선을 부딪치지 않는다는 특징이 있다. 이 노래들은 타이틀이 아니어서 전체가 아니라 보컬라인 둘셋이 부르는데도 그런다. 이런 발라드에서 화음을 넣거나 자기 파트의 리듬을 잡거나 할 때 또는 후렴구에서 감정을 고조시킬 때 대개는 시선을 좀 마주치지 않습니까? 엑소도 TV가 아니라 라디오 같은 데서 다른 노래 부를 때는 그냥 서로 쳐다보고 부르기도 하던데. 암튼 "정면을 바라보며 눈을 마주치지 않는다"가 이곡들의 안무인가 보다(이 노래들은 거의 가만히 서서 부른다). 그러나저러나 2~3분 남짓 노래 한 곡이지만, 아마도 따로 뭔가 음을 맞추지 않아도 될 만큼 충분히 연습이 된 상태겠지만, 서로의 소리를 귀로만 들으면서 노래하기가 편한가 궁금하다.

솔직히 나는 이런 아이돌 발라드의 거리감이 좋지만. 전에 말한대로 애초에 아이돌 발라드를 별로 안 좋아하는데, 들고나오는 발라드 곡 자체가 별로이거나 노래를 너무 못하거나... 가창력을 보여준답시고 앨범에 구색 맞추기로 넣는 경우들에 악곡의 완성도가 그냥저냥이거나 아이돌 보컬들이 적당히 파트를 나누어서 부르는 바람에 긴장감이 들쭉날쭉하여 가창 완성도가 떨어진다거나. 그래서 굳이 아이돌 발라드 중에서 취향을 고르자면, 너무 욕심 안내는 귀여운 팬서비스 정도의 노래 쪽이다. 그러니까 부르는 스타일도, 보통 사람들이 보통의 노래를 부르는 것과는 다르게 해 주는 게 좋다.

'정면을 바라보고'라는 점처럼, 아이돌의 무대는 '보여지기' 위한 것이다. 부르는 노래가 무엇이든. 내가 입에 달고 살듯 '팍팍한 삶의 당의정'인 아이돌은 어느 정도 현실세계와 거리감이 있는 존재이다. 나는 아이돌과 사적으로 가까워지고 싶은 것이 아니다. 가까이에서 춤추고 노래하고 개그하는 걸 좀 보고 싶긴 하다마는. 그리고 어쨌든 팬에게 보여지는 팔할 이상이 연기일 아이돌의 노래를 통해 영혼의 교류를 하기는 좀... 비밀연애를 하면서 내 연인은 팬 여러분 따위의 멘트를 날리면서 러브송을 부르는데 무슨 영혼의 교류가 되겠냐구. 물론 무대에 선 그 순간은 너나 할 것 없이 진심이겠지만, 그런 감정의 종류는 결코 일상적인 보통 사람의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근데 왜 내가 이런 쓸데없는 이야기를 시작했더라? 아, 월광 동영상을 다시 보다가 백현과 디오가, 노래만으로는 되게 섹시하고 어른스러운 곡인데, 어딘가 어린 척을 하면서 담담하게 부르는 게 너무 취향이란 걸 깨달아서... 특히 백현의 아이라인이 참 맘에 듭니다. 백현아 아이라이너 어디 거 쓰니?

서로 눈 마주치는 게 귀여운 첸과 디오 http://youtu.be/nBJIUW7H_2Y

* music 대신 idol 카테고리를 만들어야 할 것 같다. 아니 exo 가 나으려나.

ps. 영혼의 교류 문제는, 아이돌이 무대에서 진심을 노래하지 않는다는 게 아니다. 아이돌쪽에서 일련의 가짜를 섞어서 진심을 발신하더라도, 그의 삶에서 가장 중요한 진실의 부분을 모를 수밖에 없는 팬은 수신할 수 없다는 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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