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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산 아르페이스엔의 알리오올리오

남산 애니메이션센터 건너편에 있는 이탈리아 음식점 아르페이스엔의 알리오올리오 파스타. 더운 여름날, 명동역에서 센터까지 걸어올라가다가 너무 지쳐서 보이는대로 들어갔는데, 다행히 맛있었다. 점심세트 11,000원(부가세 포함).


점심 세트로 알리오올리오를 고른 다음, 서버에게 "간을 세게" 해달라고 하니, 어리둥절한 표정이다. 세게라는 건 짜게 해달라는 뜻이냐고 묻는다. "그게 똑같은 건 아니지만, 짠 맛은 좀 더 짜게"라고 대답했다. 그러자 주방으로 가서 "맛을 짜게"라고 전달한다. 요리사가 어리둥절한 목소리로 묻는다. "짜게 해달라고 그랬다고?" "네, 간을 세게 해달라던데요." 여보세요, 다른 손님이 없고 주방과 홀이 뻥 뚫려 있어서 다 들려요... 스프, 샐러드와 식전빵이 먼저 한 접시에 나오고 그 다음 파스타가 다 되자 요리사가 직접 가져다준다. 그러면서 간을 세게 해달라고 해서 세게 했으니 맛이 괜찮은지 알려달라고 한다. 한 입 먹어보니 맛있군 맛있어.

처음 가보는 음식점에서 맛을 보기도 전에 "간을 세게"라고 주문을 넣는 건 좀 무례할지도? 그러나 알리오올리오나 봉골레 같은 올리브오일 파스타는 원래 심심한 요리인지 늘 기본이 심심하다. 이날은 너무 더워서 지치기도 해서 염분 보충도 필요하니까 처음부터 간을 세게 요청하고 말았다. 그런 요청에 어느 정도까지 간을 세게 올리지가 요리사의 경험과 솜씨겠지만, 아무데서나 요구한다고 결과까지 훌륭한 건 아니니께요. 요리사님이 별로 기분 나빠 보이지 않아서 다행이다. 그리고 맛이 내 입맛에 딱 맞아서 더욱 행복한 결말.


샐러드, 스프, 식전빵, 아르페이스엔


알리오올리오, 아르페이스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