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난 주 금요일, 상수역 메르삐꽁에서 상수동 주민들과 생일파티를 했다. B모매거진 전편집부 송년회가 열렸던 곳인데 제주에 간다고 못가서 한번 가보고 싶었는데, C실장님이 '어제 갔던 펍'이라고 해서 따라갔더니 메르삐꽁이었다. (메르삐꽁 2층은 카페인 아델삐꽁) 피시앤칩스가 맛있다는 이야기를 들어서 주문해보려 했더니, 스코틀랜드 유학파이며 전날 먹어봤다는 J형이 맛없었다고 비토를 놨다. 에, 맛있다던데... 암튼 여섯 명이 생맥주 한 잔 마시는 동안 안주 네 개를 시켰는데 사진이 남아 있는게 저거(빠리스매쉬: 감자, 치즈, 새우 그라탕) 하나뿐이다. 이상하다... 사진을 전부 찍은 줄 알았는데. 고르곤졸라피자, 오징어먹물빠에야, 소세지앤칩스를 더 먹었다. 피자와 빠에야는 괜찮았는데, 다들 양이 너무 적다고 불평하여, 결국 맥주 한 잔 마시고 자리를 옮겼다.
불금이라 어디 자리가 있으려나 고민하던 중에 K형이 발빠르게 버들골로 가서 자리를 잡았다. 일행 중 H가 해산물을 싫어한다는 걸 뒤늦게 깨달았으나 이미 자리를 잡아버려서... 대신 매운 음식을 좋아하니 해산물떡볶이로 퉁쳤다. 그리고 미국친구 J 덕분에(!) 우리는 모두 내내 영어로 떠들었다...는 아름다운 이야기. 과연 우리는 제대로 의사소통했는가! 큐트와 뷰티풀의 차이, 한국여자들은 쌍꺼풀수술을 좋아하는 거 같다, 나는 쌍꺼풀수술을 안했다, 스타벅스는 정말로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전쟁 자금을 지원하고 있는가, 스키니한 몸매와 안스키니한 테디베어 스타일, 외모지상주의, 한국사람들은 '-ism'을 너무 좋아한다, 적어도 사회당원 정도는 되어야 사회주의자라고 할 수 있는 거 아닌가 등 다양한 주제의 다이알로그를 영어로... 뇌가 부어오르는 느낌이었다고나 할까.
J가 내게 외국인 남자친구도 괜찮다면 소개시켜줄까? 라고 하니 다들 나의 이상형을 한바탕 영어로 또 설명해대고... 그와중에 나는 영어를 못하니까 외국인은 곤란하지 않겠냐고 했지만 다들 언어는 문제가 아니라고 했다. 정말? 정말 그런거야? '나는 쌍꺼풀 수술을 하지 않았습니다'를 완전한 문장으로 준비해야겠군. 나의 외모가 동양적이지 않아서 외국남자에게 별로 어필하지 않을 거라는 일부의 우려가 있었으나, J는 아니, 큐트하니까 괜찮다고. 그전에 웨스턴 스타일이라고 했는데 그건 또 뭔지 잘 모르겠다. 이날 나의 차림이 검은 폴라 플레어 원피스에 핑크 패딩부츠, 커피색 롱코트였는데 어느 부분이 웨스턴? J가 큐트라고 하니까 또 다른 친구들이 거봐라 큐트지 뷰티풀이 아니지 않나, 그랬더니 J는 뷰티풀은 외모를 이야기하지만 큐트는 분위기래... 그러니까 큐트가 더 좋은 거래. 정말? 정말 그런거야? 아무래도 의견의 방향이 이상한 것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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