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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eju/cafe&restaurant

제주여행에서 먹은 것 (1) 12월 21일~23일

12월 21일(금)

제주 공항에 도착하니 비가 오고 있었다. 공항 근처의 덤장에서 점심으로 해물뚝배기를 먹었다. 음식사진은 없고, 비에 젖은 창문을 찍은 사진만 있네. 덤장은 크고 유명하여 관광객이 많이 찾는 제주향토음식점이라는데, 처음 가보았다. 지금은 오분작이 나지 않는 철이라 전복새끼로 끓인 해물뚝배기라고. 제주에서 오분작이나 전복 뚝배기를 많이 먹으면서도 제철이 언제인지 잘 모른다.

점심식사 후에 서귀포로 가서 제주올레 6코스를 조금 걸었다. 비가 부슬부슬 왔지만 우비를 입으니 별로 춥지 않고 처음에는 좀 걸을만 했다. 절반을 걸어서 제주올레 사무국까지 갈 예정이었지만 비가 계속 많이 와서 구두미포구까지만 걸었다. 다시 버스로 제주올레 사무국에 가서 간세인형 만들기 체험을 했다. 눈이 빠져라 비뚤비뚤 바느질을 해서 간세 한 마리를 만들고(어려운 부분은 간세공방 선생님이 해결해 주셨지만), 저녁에는 풍림리조트에서 열린 제주올레 땡큐파티에 갔다. 숙소는 서귀포의 꼬닥꼬닥 게스트하우스.

12월 22일(토)

서귀포 조림명가에서 아침식사로 갈칫국을 먹었다. 제주에 꽤 여러 번 오가면서도 갈칫국은 처음이었다. 몇 년 전에 멜국과 몸국에 도전했다가 실패한 이래 생선국에 감히 숟가락을 대지 못했다. 이날도 갈칫국을 보니 은색 비늘이 둥둥 떠 있어서 좀 겁을 먹었는데 의외로 비리지 않았다. 갈치를 건져내어 먹었는데 맛있다. 

아침 식사 뒤에는 시흥초등학교에서 시작하는 제주올레 1코스를 걸었다. 지난해 이맘때 걷고 1년만이다. 말미오름 길이 조금 바뀌었다. 비는 오지 않았지만 알오름에 올랐을 때 바람이 심하게 불어서 좀 고생했다. 

1코스 중간 스탬프를 찍는 목화휴게소 가는 길에 해안도로변에서 한치를 말리고 있다.

해안도로는 바람이 많이 불어서 좀 춥다. 목화휴게소에서 커피를 한 잔 마시고, 시흥해녀의 집에 가서 점심으로 조개죽과 전복죽을 먹었다. 조개죽을 처음 먹어보았는데 담백하고 부담없다. 전복죽은 다른곳보다 색이 연한 편이었다. 반찬으로 나온 게튀김이 맛있었다.

둘쨋날 숙소는 구좌읍의 비체리조트. 별 준비 없이 즉흥적으로 제주에 온 터라 전날 급하게 게스트하우스의 컴퓨터로 아고다라는 사이트에서 예약했는데 이것은 정말 끔찍한 실수였다. 여기에 대해서는 따로 기록해 두어야겠다. 아무 준비없이 택시를 타고 숙소에 갔더니 '리조트'라는 이름이 무색하게 식당이나 상점 등 아무런 편의시설을 갖추고 있지 않았다. 가장 가까운 마트까지 걸어서 약 30분 정도. 해안도로의 무서운 바닷바람을 헤치고 해녀박물관 근처의 나들가게에서 라면과 물을 사서 돌아왔다. 다행히 돌아올 때는 해안도로 말고, 제주올레 21코스를 따라 밭길로 와서 바람이 덜 했다.

12월 23일(일)

오전 11시에 비체리조트 체크아웃을 하고 콜택시로 다음 숙소인 게으른소나기 게스트하우스로 이동. 짐을 놓고 어등포해녀촌에 우럭정식을 먹으러 갔다. 이번 여행에 함께온 원이는 우럭정식을 처음 먹어본다고. 역시 맛있다.

저녁에는 한동리 밥빠에 갔다가 문을 닫아서 명진전복으로 갔다. 밥빠는 원래 저녁 7시까지 영업을 한다던데 조금 일찍 문을 닫은 모양이다. 명진전복의 전복돌솥밥은 역시 맛있다. 원이는 전복장에 푹 빠져서, 제주를 떠나는 날 아침에 명진전복에 다시 들러서 2만원어치를 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