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아이돌들이 인도에 가서 케이팝을 전파한다'는 컨셉의 리얼리티 TV프로그램이 제작단계에서 현지의 팬들과 해프닝을 일으키며(이건 그렇게 큰 사건으로 번지지는 않았으나), 그 과정에서 인도에 대한 편견과 일종의 설정 조작을 누설하고 말았다는(이건 좀 심각한 문제 아닐까) 소식이 들려온다. 실제 방송 내용이 무엇이려는지?
해프닝에 대해 살짝 알려진 것은, 케이팝 불모지에 가서 지역주민들을 팬으로 만드는 고난과 역경의 감동 드라마를 연출하려 했는데 막상 공항에는 케이팝 현지팬들이 나와 있었더라는 것. 일본의 한류 시작처럼 이른바 '아줌마'팬들도 아니고 10대가 중심이었다니 대단하다. 암튼 팬들이 없어야 하는데 있으니까 팬들에게 팬이 아닌 척하라고 했던 모양.
인도는 국토도 넓고 인구도 많고 최근 급격한 산업화로 경제 수준도 높다. '발리우드' 대중문화도 세계적으로 유명하잖아. 게다가 인도야말로 세계적인 아이티강국이 아니던가. 인도 촬영이 계획되자 이미 인도의 케이팝팬들은 다들 소식을 듣고 페이스북 팬페이지까지 만들었다는데, 제작진들이 컨셉에 대해 미리 재고하지 않았다는 점이 좀 안이해 보인다. 물론 진지한 다큐를 하러 간 건 아니겠지만.
박대받은 인도의 케이팝팬들이 좀 안 되었다, 그러게 왜 케이팝을 좋아하구 그래, 가 소식을 들은 첫 느낌이었다. 물론 좋아진 걸 어쩌겠어. 그러나 연예인팬, 아이돌팬, 스포츠스타팬 등등 누구 팬하는 건 원래 다 쉽지 않다. 근데 주변 사람들은 잘 모르는, 즉 '듣보잡' 남의 나라 아이돌팬이라니 그야말로 고난과 역경의 길일수밖에. 자기 나라 아이돌팬을 해도 따라다니기 힘든 판에, 외국 아이돌이라니 아니 왜 하필 그런 팬을 하고 그래? 근데 다시 생각해보니 나도 외국 아이돌로 시작했었잖아. 아아 나의 어두운 과거여. 으하하하! 다행히 내가 팬하는 동안 단 한번도 한국에 와주지 않았기 때문에 공항에 갔다가 박대당하고 그런 일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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