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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ary

영혼의 값어치

나는 여자대학을 나왔는데, 총장도 재단이사장도 여자다. 오늘 에디터들과 함께 잠시 수다를 떨다가 몇 년 전 개교기념일 행사에 갔다가 '이른바 사회지도층'에 속하는 총장, 명예총장, 이사장 등 나이든 여성들의 독특한 '매움'을 느꼈던 이야기를 하니(물론 존경스러운 분들이다), 에디터J가 "아니, 그런 자리에 가신단 말이에요?"라고 묻는다. 대답을 머뭇거리자, "무슨 상 받으러 가셨구나?" 한다. "그때는 B모 잡지에 있던 터라, 어디든 불러주기만 하면 가서 홍보한다고 영혼을 팔았죠. 학교에만 판 게 아니야. 조선일보에도 팔고 KBS에도 팔고..." 그러자 에디터C가 "왜 지금은 그렇게 안 해주시나요?!"라고 외쳤다. "그때 팔아보니 영혼이 소중하다는 걸 깨달았으니까요. 뭐 팔아봤자 알아주지도 않고! 제값을 쳐주지도 않고!"라고 대답했다.

그렇다. 영혼은 소중하다.(나는 유물론자이지만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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