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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수동, 금요일 밤

제주에서 S가 와서 긴급 상수동 주민모임. 1차는 마루. 내가 없는 사이 S와 C실장님이 먼저 고기 안주를 먹고 내가 도착하자 메뉴판을 준다. 예전에 마루에서 뭘 먹었는지 기억이 잘 안 나지만 되게 맛있다고 생각했던 아련한 기억이 있는데 오뎅탕은 별로다.


해물오뎅, 마루

J형이 야근을 마치고 도착하여 2차로 이군네술상. S네 게스트하우스 단골인 A님이 마침 근처에 있다며 남친과 함께 급방문. 제이브라운의 마카롱을 선물로 들고왔다. 할로윈데이 버전 데코레이션이 화려하다. 할로윈 이야기를 하니 C실장님이 놀라면서 그런 것도 챙기냐며 완전 모르고 있었다고... 음? 안 챙겼나요? 할로윈 재밌는데. 지난해에는 뭘 했더라... 아파서 집에 있었던 것 같다. 그치만 홍대에 살면서 그 즈음에 길거리에 평소와 다른 옷차림의 사람들이 쏟아져 나오는 걸 해마다 보면서 뭘.

할로윈 마카롱, 제이브라운

크림마늘관자는 파스타 소스에 면만 빠진 것 같은 맛인데, J형은 별 다섯 개 가운데 별 반 개 라고 악평하였다. 그러나 나는 관자를 좋아하기 때문에 괜찮던데... 다만 소스가 너무 달다. S는 한동리 근처에 없는 안주라고 J형에게 항변하며 숟가락으로 소스까지 퍼먹었다. 이거 외에 달걀프라이&스팸이라는 특이한 안주도 주문했는데 싸고 괜찮다며 다들 좋아했다. 그치만 스팸이라니...

크림마늘관자, 이군네술상


잠깐 인사만 하고 갈 거라던 A님 커플은 즐겁게 어울리다가 3차 노인과 바다로 우리를 이끌었다. A님 남친은 전화를 걸어 자리 확인까지 하는 신중함을 발휘했습니다... 처음 가본 노인과 바다는 내부 분위기도 독특하고 음식도 괜찮다. 새우장이 정말 맛있다는데, 우리가 갔을 때에는 안타깝게도 다 떨어졌다고. 그러나 다른 음식들도 괜찮다. 자연산 홍합탕의 홍합 정말 큼직하다. 그러나 홍합은 별로고 국물이 정말 좋다. 새우회, 민물새우깡, 홍게라면 등 정말 많은 걸 먹었다. 새우깡 좋네. 술은 참이슬, 나와 J형은 카스 병맥주를 마셨다. 카스는 정말 물과 비슷하다, 그래도 맥스가 제일 난데 왜 파는 곳이 별로 없을까 하는 이야기를 했다.

자연산 홍합탕, 노인과 바다


홍게라면, 노인과 바다


노인과 바다

S는 제주 생활이 힘들기도 하지만, 하늘 한 번, 바다 한 번 바라보는 것으로 다 풀릴 정도로 좋다고. 좋아하니 참 좋다. C실장님은 얼마 전 굴업도 비박을 다녀와서 지금까지 몰랐던, 자기가 비박체질이란 걸 깨달았다고 한다. J형은 런던 갔다와서 처음 봤는데 얼굴이 갸름해졌어. 농구를 하다가 무릎이 아파져서 하중을 줄이려 살을 좀 뺐다고 한다. 그러더니 모두가 1차부터 3차까지 틈만 나면 나에게 살을 빼야한다고 강조하였습니다... 귀찮아... 원래 상수동 주민들은 냉정하기 때문에, 이 정도까지 이구동성으로 이야기하면 정말 실행해야만 하는 건데... 물론 C실장님은 10년째 똑같은 레퍼토리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