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문동 사거리 동산길식당 보리밥쌈정식

엊그제 Y가 강정에 갔다가 저녁 먹으러 중문으로 왔다. 중문에서 그래도 맛있는 걸 먹으려면 대포항이 제일 가깝지만 숙소가 애월이라 서일주버스를 타야해서 중문동에서 먹을 걸 찾아보았다. 벌써 중문에 다섯 달 넘게 머무르고 있지만 딱 맛있는 데를 모르겠네. 중문관광단지 쪽이 아니면 식당 자체가 딱히 많지도 않다.
인터넷으로 검색해서 동산길식당이 괜찮다는 평을 보고 가보았다. 중문우체국 서일주버스정류장에서 중문동 사거리로 조금만 걸어가면 초록색 간판이 눈에 띈다. 평범해뵈는 동네밥집으로, 테이블이 세 개, 방에 상이 두 개 있다.

메뉴는 보리밥쌈정식이 6,000원(2인 이상 주문), 고등어구이가 10,000원, 김치전골 18,000원/25,000원. 고등어구이를 먹으려고 했더니 주인 아저씨가 "고등어구이는 밥이 안나온다. 쌈정식에 고등어가 나오니 그게 어떠냐?"고 권했다. 예이~. 얼마 기다리지 않아 기본반찬이 깔리고 쌈채소와 된장뽀글이(메뉴에 그렇게 써있다), 밥과 국이 나온다. 기본반찬은 평범하다. 자리젓 같은 건 안나왔다능. 쌈채소가 풍성하게 나와서 좋았는데 친환경무공해채소를 쓴다고 강조되어 있었다.
고등어를 기다리고 있는데 정작 가운데에 자리잡은 건 두루치기. '고기가 나온다'는 걸 '고등어'로 잘못 들은 모양이다. 옆 테이블에서도 쌈정식 먹길래 보았는데 역시 고등어는 없다. 그래도 맛있게 먹었지만. 두루치기는 돼지고기에 콩나물인 듬뿍, 깻가루를 넣은 듯한 맛있는 양념이었다. 고기는 Y가, 콩나물은 내가 잔뜩 먹었다. 벌겋지만 별로 맵지는 않아서 매운 거에 약한 Y도 잘 먹었지만 자꾸 먹으니 끝맛은 좀 맵다고 한다.

쌈정식 맛있는데 2인 이상 주문 가능하고 혼자 다니는 사람은 먹을 만한 다른 메뉴가 없다는 것이 아쉽다. 차시간이 8시 5분 신서귀 출발이라 서둘러 빈스와플에 가서 커피와 와플을 먹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