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오랜만에 J와 홍대앞에서 만났다. 회사창립기념일이라 쉰대서 만화가게에 만화책을 보러갔...
일단 만나서 뭘 먹을까 고민해보았으나 딱히 떠오르지 않아서 우리가 서 있던 위치(홍대정문앞길 스타벅스 앞)에서 '동네주민인 J씨'의 말에 따르면 "이 근처에서는 그래도 제일 맛있다"는 꽁시면관에 갔다. 꽁시면관도 언젠가 와봤던 곳 같기도 하다, 그러나 맛이 기억나지 않는다의 장소인데?
메뉴를 보니 아무래도 주력은 소룡포인 듯. 그런데 하나를 제외하고 모든 소룡포에는 돼지고기가 기본이고, 마지막 하나는 새우. 해물과 부추만으로는 안되나? 꼭 돼지고기를 다 베이스로 넣어야 하는 거야?! 라고 외치면서 삼선짬뽕을 골랐다. 어차피 짬뽕도 돼지고기국물이겠지... J는 좌종당계오므라이스를 골랐다. 무시무시한 이름이다.
삼선짬뽕은 국물색부터 걸죽하고 탁한 빨강색으로 맛도 엄청나게 매웠다. 고추도 고추장도 아니야, 고추기름으로 매운맛을 세게 내면 이렇게 되는 건가? 약품으로 낸 매운 맛 같기도 하고. 나쁘진 않은데 묘하게 겁나는 맛. 매운 거 먹는 중에 이런 생각은 처음 해봤는데 몸에 되게 안 좋을 거 같아. 그니까 몸에 나쁜 거 먹는 것쯤은 개의치않는데 이건 스스로 주장하고 있는 듯.
오무라이스에 닭튀김을 얹고 탕수육 소스를 끼얹은 좌종당계오므라이스는 밥과 달걀 부분만 한 입 먹어보았는데 소스가 달콤하니 좋지만 너무 강렬한 닭과 달걀의 비린내가. 닭고기를 끊은 내게는 당연히 별로지만, 닭고기를 잘 먹는 대식가인 J가 절반쯤 먹다 숟가락을 놔버렸으니 매우 별로인 듯. 소룡포를 추가할까? 물어보았지만 J는 창문 너머로 미스터도넛을 보며 커피&도넛을 선택했다능.
미스터도넛은 GS계열사인가? 크리스피크림이랑 헷갈려서 롯데카드를 내밀며 적립해달라고 했다가 거절당하고도 왜 안되는지 몰랐다. 히힛. GS포인트 적립됩니다. 아메리카노와 폰데링, 카페라떼와 올드패션. 밀크 블랜드 커피가 있어서 J가 궁금해하며 주문해보았는데 안된다고. 도넛은 맛있는데 아메리카노는 너무 연하고 밍밍하다. 머그는 귀여웠는데. 그래 미스터도넛의 아메리카도 언젠가 마셔보았지만 기억이 나지 않는 맛. 집앞 미스터도넛을 지날 때마다 이상하게 그냥 지나치게 되는 건 그런 이유인가요... 그래도 폰데링은 맛있다. 다음에는 폰데링만 먹어야겠다.
어쩐지 요즘 기억나지 않는 맛의 리스트가 줄줄 늘어나고 있다. 지난 가을 인천 나들이 때 호텔 화장실에서 넘어져 머리를 부딪친 후유증인가요?
J랑은 만날 때마다 결혼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편인데, 결혼하자고 졸랐다가 세 번 채였고, J는 나에게 이제 그만 포기하고 혼자 살 준비를 하라고 진지하게 충고했다. 대신 그린피스 보트 자원활동을 신청해보라는 격려를 받았다: 영어 못한다고? 괜찮아, 배 타고 다니는 동안 배운다고 해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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